명상글방 76

하늘 향기를 닮으려는 사람은

(짧은 글 긴 여운) 하늘 향기를 닮으려는 사람은 하늘 향기를 닮으려는 사람은 하늘 냄새가 반드시 나야한다 원래 하늘은 무향 무취 무색임에 미동도 없음이 틀림없다 그런데 하늘에는 틀림없이 그 모든 것이 다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하늘 냄새 피어오르는 사람을 너무도 선호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진정한 하늘 냄새가 어떠한지를 제대로 흠향한 이가 몇인지를 도대체 알 수가 없다 하늘은 바다와 내통을 할 줄을 알아야한다 색깔이 하나요 물이 하나로 왕래를 하기 때문이다 하늘은 부동자세로 미동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늘 바람을 일구어내어 대지에 생명의 변화를 끊임없이 창조해주어야만 한다 시시때때로 지상의 물을 힘껏 퍼서 끌어올려 필시 구름을 일으키어 지상에 가장 합당한 양으로 균등하게 지상에 다시 비를 뿌려주어야..

명상글방 2020.12.23

그림자가 아름다운 형상인 사람이 참된 세상의 사람이다

(짧은 글 긴 여운) 그림자가 아름다운 형상인 사람이 참된 세상의 사람이다 모든 사람의 그림자는 단 하나이다 태양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태양이 만드는 사람의 그림자가 있고 또 하나의 그림자가 사람에게는 반드시 있는데 그것은 바로 마음이라는 태양이 비춤으로 만들어지는 그림자이다 마음의 빛이 비춤으로의 그림자의 형상은 단 하나가 아니다 단 하나의 마음으로 단 하나의 그림자를 형상화한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의 그림자를 그려내는 사람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태양과 같이 한결같은 한 빛으로 존재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의 빛은 변화무쌍함으로 그 그림자의 형상이 천태만상일 수 밖에 없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보고 싶다고 어느 시인이 노래했었던가 그림자는 사람의 앞면이 아니라 뒷모습에 가깝다 마음..

명상글방 2020.12.22

형식으로 움직여야 할 때도 많은 법

(짧은 글 긴 여운) 형식으로 움직여야 할 때도 많은 법 우리 사는 세상은 관계에서 그래도 진심어린 마음을 내어놓기를 갈망한다 진실된 마음을 더없이 소중한 가치로 대면해주기를 청한다 물론 마음이 있는 곳에만 세상이 있어준다면 얼마나 우리의 관계는 진실할 것인가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서는 한시도 잊지 않고 그 세상을 이상향으로 놓치지를 않는다 마음이 있는 세상, 세상에 진실이 통용되는 마음 깊은 그 곳 만인은 그 마음의 세상을 잊어본 적이 한번도 없다 그 마음 깊은 내면의 세계에서 울려주는 세미한 음성을 듣고 살아왔다 마음이 없는 또다른 세상이 또 얼마나 넓고 많은지를 알고 있다 형식적인 만남 형식적인 인사치레 허례허식의 겉치례들로 또 다른 한편의 세상이 더 광범위한 영역으로 세상을 차지하고 있다 편견과 ..

명상글방 2020.12.21

내가 아닌 날보다 내가 아니고 싶은 날이

(짧은 글 긴 여운) 내가 아닌 날보다 내가 아니고 싶은 날이 내가 아닌 날이 삶에서 무수한 날이 있다 내가 아니고 싶은 바로 그런 강렬한 날이 마음에서 튕겨져 나오는 날도 있다 지금의 내가 혐오스럽도록 애처로워서 나를 애환으로 뭉개버리는 날이다 내가 아닌 날은 차라리 나라는 이름만이라도 있는 날이다 내가 아니고 싶은 날은 내 이름조차도 눈물로 싹 지워버리는 날이다 나이가 늘어가고 늘어만 갈수록 그런 날이 더욱이 첩첩산중이다 젊은 나이에는 내가 아닐 수 밖에 없는 날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젊음을 열정으로 잠시라도의 시간을 벌어야할테니까 그 때를 지나고 나면서 내가 나에게로 돌아오기 시작하게 될 터이고 나에게로 귀환해오는 내가 소망해 왔던 바로 그 나인 이는 얼마나 될 것인가 지긋이 눈을 감아보면 나에게로 ..

명상글방 2020.12.20

하루 아침에

(짧은 글 긴 긴 여운) 하루 아침에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모두가 삶 그 곳에서 뼈저리게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삶의 완성을 이루어내려고 안달복달한다 단 하루 아침에 여기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성급함의 조급증일 뿐이다 그러기에 여기 찔금 저기 찔금 도저히 한 곳에 정착하지를 못한다 한 세월이 지나도 이루어진 것도 없고 보이는 것도 단 하나도 없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나갔어도 단 하루의 일만큼도 제대로 해낸 것이 없다 그런 오랜 세월이 남겨논 것은 오직 한숨 뿐이다 단 하루 아침에 이루어내려고 했던 무수한 날은 단 하루 아침도 아니된다 아주 짧게 비관의 포기로 내던져진 좌절과 절망만이 차라리 산더미이다 하루 아침에는 꿈이 아니라 진정 신기루의 환상에 불과할 뿐이다 설령..

명상글방 2020.12.18

믿음의 반대말은

(짧은 글 긴 여운) 믿음의 반대말은 믿음의 반대말은 의심이 아니다 믿음의 반대말은 바로 마음의 연약함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연약함에 대한 무지이다 강한 자라고 여기는 자일수록 믿음이 충만한 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강한 자일수록 믿음에 너무도 취약하여 스스로 쉽게 무너져 내린다 강한 자 앞에 한층 더 강한 자! 그 누구인가 고난은 연약함을 결국 마지막 지점에,까지 몰고가서 자신의 연약함에 무릎꿇음으로 인정하게 하는 것이며 연약함의 무지에서 깨어나게 하는 마지막 지혜이다 그때에야만이 의심은 마음이 승복함으로 일순 사라지고 절대적 참믿음이 마음 안에 온전함으로 찾아들어 가득 채운다 참믿음은 시류에 가타부타 연약함으로 흔들림이 없고 굳건한 마음엔 평안과 기쁨만 충만할 뿐이다 믿음이 참인 그 사람이..

명상글방 2020.12.16

제수씨의 심성

(짧은 글 긴 여운) 제수씨의 심성 아들만 달랑 삼형제 형과 내가 혼자된지 벌써 십수년째이다 그 세월을 제수씨는 원망 한마디 보이지 않고 혼자서 제사를 챙겨왔다 늘 얼굴 찡그림 대신 미소 띤 온화한 얼굴로 올해는 유난히 그런 제수씨를 당연히 여김이 못내 가슴저리다 요즘 제사 하나에도 이렇게나 유난 떠는 시대를 바라보며 글;난초시인 심현보

명상글방 2020.12.15

애완견이 어디까지 왔나

(짧은 글 긴 여운) 애완견이 어디까지 왔나 두 딸 어릴 적부터 18년동안이나 함께 동행했었던 슈나우져 아더가 작년에 드디어 자연사로 생을 마감했다 작은 딸이 너무도 서럽게 엉엉 울었다 이제 3년쯤 된 비글 태랑이가 함께 살고 있다 큰 딸은 친구가 선물해준 탓에 완전히 자기 아이 다루듯 한다 얼마전에 시골의 이웃집 누군가가 성가심의 앙갚음으로 몰래 태랑이를 줄몰매질을 해 놓았다 태랑이 수술비가 오백만원이 훨씬 넘게 나왔다 지금 또한 우리들 사정이 그렇게 태랑이를 살려낼 형편이 도저히 아니었다 그래도 어린 내 시절에 시골에서 누렁이나 한마리씩 집집마다 키우다 잡아먹었던 무의식적 기억의 내 나이는 아구야, 그냥 혀만 내두를 뿐이었다 (물론 나도 내 인생 최고의 고락의 중심부에 있었던 아더를 무척이나 아끼고 ..

명상글방 2020.12.14

이 시대에 중심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짧은 글 긴 영운) 이 시대에 중심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느 누구의 가슴에 두려움 한줌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시대는 마음의 중심을 강건하게 딱 붙잡고 있기가 진정으로 쉽지가 않다 오로지 단 한 마음으로 중심을 딱 세우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아니다 연일 세상이 거세게 출렁이고 있으니 내 마음이 잔잔하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이 큰 세상이 요동치는데 내가 요동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조그마한 일에도 심장이 덜컹 내려앉아 중심을 잃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찾아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만큼 나를 찾아서 안정되이 잠잠히 가라앉혀놓기가 참으로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사실상 한마디로 지금 이 세상은 온갖 사건 사고로 두려운 세상이다 귀 막고 눈 가리고 아무 것도..

명상글방 2020.12.11